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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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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엄마가 있었다. 어린 시절, 작은 실수에도 부모에게 야단을 맞으며, 잦은 체벌 속에서 자란 그녀는 심한 열등감에 시달렸다. 삼십대가 된 그녀는 매사에 부정적이었고, 원만한 일에도 겁을 집어먹으며, 자신감이라곤 조금도 없었다. 그뿐 아니라 부끄러움도 많이 탔고, 어떤 일에도 나서지 않았으며 뒤에서만 맴돌았다. 한마디로 자신을 특별하고 소중하다거나 가치 있는 존재하고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늘 자신은 제대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쇼핑을 하러 나갔다가 그만 신호등을 무시한 차에 치이고 말았다.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으나 이전 기억을 완전히 잃어 버렸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이다. 매일 찾아오는 가족들조차 그녀는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도 그녀의 기억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자신에게 생긴 일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자 마음먹은 그녀는 의학서적을 뒤지기 시작했고, 기억상실증이라는 전문 분야를 파고들게 되었다. 전문가들을 찾아가 상담하기도 했으며, 결국에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논문을 쓰기에 이르렀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의학계 연례회의에 초청을 받아 논문을 발표하였고, 참가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등, 신경기능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녀의 삶에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녀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입원과 퇴원했을 때 그리고 그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보여 준 관심은 그녀 자신이 정말 가치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또한 그동안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가족의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된 것이다. 또한 의학 전문가들이 자신에게 보여 준 관심과 박수 갈채를 계기로 처음으로 자신에 대한 자긍심도 갖게 되었다. 이후 매사에 긍정적이 되었고 자신감이 넘쳤으며,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교류하며 매우 조리있고 박식한 의학 부문 연사이자 권위자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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