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과 조연의 역할
소설의 심장은 캐릭터다. 독자는 플롯이나 배경보다 캐릭터에 끌리며, 그들의 여정을 통해 이야기를 경험한다. 주인공은 그 중심에 서서 이야기를 이끄는 존재다. 그들은 독자가 감정적으로 투자하고 응원하거나 때로는 분노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해리 포터는 마법 세계의 영웅이지만, 그의 외로움과 불안에 독자가 공감한다. 주인공은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독자가 따라가고 싶어지는 이유를 가져야 한다.
조연은 주인공을 보완하고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친구, 적대자, 멘토, 가족—각각의 조연은 고유한 역할을 맡는다. 예를 들어,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의 여정을 돕는 샘은 충성심과 따뜻함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반면, 골룸은 갈등과 긴장을 더하며 주인공의 도덕적 딜레마를 부각시킨다. 조연은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의 선택과 성장을 돕는 촉매다.
입체적인 캐릭터 만들기: 성격, 배경, 동기
평면적인 캐릭터는 쉽게 잊힌다. "착한 영웅"이나 "악한 악당"처럼 단면적인 인물은 현실감이 떨어지고 독자를 지루하게 만든다. 입체적인 캐릭터는 복잡하고, 모순적이며, 인간적이다. 이를 위해 세 가지 요소를 고민해보자.
- 성격: 캐릭터의 성격은 그들의 말과 행동으로 드러난다.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 충동적인지 신중한지, 유머러스한지 진지한지—이런 특성은 일관되게 유지하되, 상황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겉으로는 냉소적인 인물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부드러워질 수 있다. 이런 모순이 캐릭터를 더 흥미롭게 만든다.
- 배경: 캐릭터는 어디서 왔는가? 어린 시절, 가족, 문화적 환경은 그들의 가치관과 믿음을 형성한다. 가난한 마을에서 자란 캐릭터는 돈에 집착하거나 반대로 관대할 수 있다. 과거의 상처나 기억은 현재의 행동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배경은 캐릭터의 "왜"를 설명하는 열쇠다.
- 동기: 캐릭터가 무엇을 원하는가? 동기는 이야기를 앞으로 밀고 나가는 엔진이다. 사랑을 찾고 싶다, 복수를 꿈꾼다, 자유를 갈망한다—동기는 강렬할수록 좋다. 하지만 단순히 "세상을 구한다"는 식의 거창한 목표보다는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동기가 더 강렬하다. "죽은 동생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동기는 독자에게 감정적 울림을 준다.
캐릭터 아크와 성장
캐릭터는 정적인 존재가 아니다. 이야기 속에서 변하고 성장해야 독자가 그 여정에 몰입한다. 이를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라고 부른다.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 긍정적 아크: 캐릭터가 약점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변한다.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는 오만함을 내려놓고 사랑을 받아들인다.
- 부정적 아크: 캐릭터가 타락하거나 파괴된다. 『맥베스』의 주인공은 야망에 휘둘려 비극으로 치닫는다.
- 평면적 아크: 캐릭터는 변하지 않지만, 그 믿음으로 세상을 바꾼다. 슈퍼히어로처럼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는 경우다.
모든 캐릭터가 극적으로 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작은 변화—두려움을 이겨내는 순간, 누군가를 용서하는 결정—는 캐릭터를 인간적으로 만든다. 성장 과정에서 캐릭터가 어떤 갈등을 겪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그들의 아크를 정의한다.
실천: 캐릭터 스케치 그리기
지금 캐릭터 하나를 만들어보자. 이름, 나이, 외모 같은 기본 정보로 시작해도 좋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말고, 더 깊이 파고들어보라.
- 이 캐릭터는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는가?
- 가장 소중히 여기는 기억은 무엇인가?
- 비밀 하나를 숨기고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예를 들어:
- 이름: 민서
- 나이: 29세
- 성격: 겉으로는 밝지만 속으로는 불안함을 숨김
- 배경: 작은 섬에서 자라며 어부였던 아버지를 잃음
- 동기: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히고 싶음
- 두려움: 바다에 다시 나가는 것
이 간단한 스케치만으로도 민서라는 캐릭터가 살아 숨 쉬기 시작한다. 그녀가 바다를 마주할 때 느끼는 공포와 갈등, 진실을 향한 집념이 이야기를 이끌어갈 것이다.
캐릭터는 당신의 거울이자 창문
캐릭터를 만들 때는 당신의 일부를 반영할 수도 있고, 완전히 낯선 누군가를 상상할 수도 있다. 그들은 당신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면서, 독자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창문이다. 완벽한 캐릭터를 만들려고 애쓰지 말자. 실수하고, 고민하고, 때로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캐릭터가 오히려 더 사랑받는다. 이 장을 끝내며, 오늘 한 명의 캐릭터를 스케치해보자. 그들이 당신의 소설에서 어떤 목소리를 낼지, 벌써 기대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