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글쓰기의 성공 여부는 독자가 글을 읽고 원하는 것을 얻어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독자가 같은 배경지식을 갖고 있거나 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건 아니죠. 그래서 글을 쓰기 전에 "누가 읽을까?"와 "왜 쓰는 걸까?"라는 두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장에서는 독자를 분석하고 글의 목적을 설정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알아보겠습니다.
3.1 독자의 기술 수준 파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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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여러분의 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정보를 얻으려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아는지에 따라 전달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독자의 기술 수준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초보자: 주제에 대해 거의 모르는 사람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는 사용자는 "Wi-Fi"가 무엇인지조차 모를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기본 개념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고, 전문 용어를 피하거나 정의해야 합니다.
- 중급자: 기본적인 지식은 있지만 세부 사항은 낯선 사람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를 설치해본 적은 있지만 설정을 조정하는 법은 모르는 경우입니다. 이들에게는 단계별 지침과 약간의 배경 설명이 적당합니다.
- 전문가: 주제에 깊이 익숙한 사람들. 개발자를 위한 API 문서를 쓴다면, 이들은 코드와 기술 용어를 바로 이해할 수 있으니 간결하고 핵심만 전달하면 됩니다.
독자의 수준을 파악하려면 질문을 던져보세요: “이들이 이미 아는 것은 무엇인가? 모르는 것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전자레인지 설명서를 쓴다고 할 때, 초보자는 "마이크로파가 음식을 어떻게 데우는지"를 궁금해할 수 있지만, 중급자는 "특정 버튼의 기능"에만 관심이 있을 겁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불필요한 설명을 줄이고 적절한 깊이로 쓸 수 있습니다.
3.2 글의 목적 정의하기 (정보 제공, 지시, 설득 등)
글을 쓰는 이유가 명확해야 독자에게도 그 의도가 전달됩니다. 기술적 글쓰기의 목적은 주로 세 가지로 나뉩니다:
- 정보 제공: 독자가 뭔가를 알게 하는 것. 예를 들어, "이 기계는 최대 500W의 전력을 사용합니다"처럼 사실을 전달합니다. 보고서나 백서에서 흔히 보이죠.
- 지시: 독자가 특정 행동을 하도록 안내하는 것. “버튼을 3초간 누르면 재설정됩니다” 같은 매뉴얼이 대표적입니다. 단계별로 명확하게 쓰는 게 중요합니다.
- 설득: 독자가 특정 결정을 내리거나 동의하도록 이끄는 것. "이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 생산성이 20% 향상됩니다"처럼 제안서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데이터나 근거가 필수입니다.
목적을 정할 때는 글의 최종 목표를 생각해보세요. “독자가 이 글을 읽고 나서 무엇을 하길 바라는가?” 예를 들어, 새 프린터의 설치 가이드를 쓴다면 지시가 주 목적이고, 그 프린터의 장점을 설명한다면 설득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목적이 섞일 수도 있지만, 하나를 주된 초점으로 삼는 게 좋습니다.
3.3 독자 맞춤형 톤과 스타일 선택
독자와 목적이 정해졌다면, 그에 맞는 톤과 스타일을 골라야 합니다. 톤은 글의 분위기나 태도를 결정하고, 스타일은 문장 구조와 단어 선택에 영향을 미칩니다.
- 초보자向け: 친절하고 부드러운 톤, 단순한 문장. "걱정 마세요, 이 단계를 따라 하면 됩니다"처럼 안심시키는 뉘앙스가 효과적입니다.
- 중급자向け: 실용적이고 직설적인 톤, 중간 길이의 문장. "이 설정을 변경하면 속도가 빨라집니다"처럼 간단히 핵심을 전달합니다.
- 전문가向け: 간결하고 전문적인 톤, 용어 중심. "API 호출 시 JSON 응답을 확인하세요"처럼 불필요한 설명 없이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게임 콘솔의 사용 설명서를 쓴다고 해볼게요.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설명서는 "컨트롤러를 손에 잡고 시작 버튼을 눌러보세요"처럼 따뜻하고 간단하게, 반면 기술 지원팀을 위한 문서는 "펌웨어 버전 2.1에서 USB-C 포트 오류를 디버깅하세요"처럼 딱딱하고 정확하게 쓰일 겁니다.
실전 적용: 간단한 예시
상황을 가정해보죠. 여러분이 블루투스 헤드셋 설명서를 쓴다고 합니다.
- 독자: 초보자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
- 목적: 지시 (헤드셋을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법 안내)
- 톤과 스타일: 친절하고 간단한 문장
결과:
“헤드셋의 전원을 켜세요. 스마트폰에서 블루투스를 켜고, ‘헤드셋 이름’을 찾아 연결을 누르세요. 연결되면 소리가 들릴 거예요!”
이제 독자를 전문가로 바꿔볼까요?
- 독자: 전문가 (IT 담당자)
- 목적: 정보 제공 (기술 사양 전달)
- 톤과 스타일: 간결하고 전문적
결과:
“블루투스 5.0 지원, 연결 범위 10m, 배터리 수명 12시간.”
같은 제품이지만 독자와 목적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글이 나옵니다.
시작하기 전에 체크리스트
글을 쓰기 전, 다음 질문에 답해보세요:
- 내 독자는 초보자, 중급자, 전문가 중 어디에 가까운가?
- 이 글의 주된 목적은 정보 제공, 지시, 설득 중 무엇인가?
- 어떤 톤과 스타일이 이 독자에게 가장 잘 맞을까?
이 과정을 거치면 글이 더 명확해지고, 독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 분석을 바탕으로 기술 문서를 구조화하는 법을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