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속의 혁명

2004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는 고요했다. 스티브 잡스는 회의실에서 혼자 앉아 낡은 뉴턴 PDA를 손에 들고 있었다. “이건 실패했지만, 아이디어는 틀리지 않았어,” 그는 중얼거렸다. 그의 머릿속엔 새 꿈이 자라고 있었다. 전화기, 음악 플레이어, 인터넷—모두를 하나로 묶는 기계. 창밖엔 달빛이 비쳤고, 그는 결심했다. “이걸 만들 거야.”

다음 날, 그는 팀을 소집했다. 토니 파델, 스콧 포스톨, 조나단 아이브—애플의 천재들이었다. “휴대폰을 재발명할 거야,” 스티브는 선언했다. 팀은 얼떨떨했다. “휴대폰? 우리가?” 토니가 물었다. 스티브는 단호했다. “블랙베리, 모토로라는 구닥다리야. 우리가 새 표준을 세울 거야.” 코드명은 퍼플(Purple).

개발은 비밀 속에 시작됐다. 쿠퍼티노의 지하 실험실은 잠금장치로 봉쇄됐고, 팀은 밤낮없이 움직였다. 토니는 아이팟의 뿌리를 심었고, 조나단은 유리와 알루미늄으로 몸을 빚었다. “단추 하나만 놔,” 스티브는 말했다. “복잡한 건 싫어.” 하지만 문제는 터졌다. 화면은 작았고, 키보드는 불편했다. “이건 안 돼!” 스티브가 소리쳤다. 그는 책상을 쾅 치며 말했다. “전부 터치로 가자.”

2005년, 터닝포인트가 왔다. 스콧은 멀티터치 기술을 제안했다. “손가락으로 확대하고, 스크롤하고—이게 미래야.” 조나단은 얇은 유리판을 들고 왔다. “이걸로 화면을 덮어.” 스티브는 손으로 유리를 만지며 미소 지었다. “이거야. 이 느낌이야.” 하지만 속도는 느렸다. OS X를 축소한 소프트웨어는 무거웠다. 팀은 지쳤다. “스티브, 시간 없어,” 스콧이 말했다. “그럼 더 빨리 해,” 스티브는 단칼에 잘랐다.

2006년, 프로토타입이 나왔다. 얇은 유리판에 아이콘이 떠 있었다. 스티브는 손가락으로 스와이프하며 말했다. “이건 마법이야.” 하지만 위기가 닥쳤다. 배터리는 몇 시간 만에 닳았고, 통화 품질은 엉망이었다. “출시가 코앞인데!” 토니가 절망했다. 스티브는 이를 악물었다. “완벽하지 않으면 안 나가. 다시 해.”

2007년 1월 9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 스티브는 검은 터틀넥을 입고 무대에 섰다. “오늘, 애플은 세 가지를 재발명합니다. 전화기, 음악 플레이어, 인터넷.” 그는 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꺼냈다. 화면이 켜지며 아이콘이 빛났다. “이걸 아이폰이라고 합니다.” 관객은 숨을 멈췄다. 손가락이 스크롤하고, 사진이 커졌다. 환호가 터졌다. 무대 뒤, 팀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6월, 아이폰이 세상에 나왔다. 사람들은 줄을 섰고, 세상은 바뀌었다. 스티브는 사무실에서 혼자 유리창을 봤다. “이건 시작일 뿐이야.”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2004년의 그 꿈은, 유리 속에서 혁명으로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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